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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카푸어가 겪는 현실

카푸어(CarPoor)란 소득 수준에 비해 비싼 자동차를 할부로 구입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입니다. 카푸어들은 매달 본인의 월급에 가까운 자동차 할부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생활비가 부족하고 체감상 매우 가난한 삶을 살게 됩니다. 예를 들어 포르셰 차주가 멋지게 차를 몰고 집에 가서 매일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는 모습을 상상하면 됩니다.

 

비슷한 개념으로 하우스푸어(HousePoor)가 있습니다. 비싼 부동산을 가지고 있지만 소득이 없기 때문에 체감상 가난한 삶을 사는 노년층에 하우스푸어가 많이 있습니다.

 

카푸어가 생기는 원인

카푸어는 주로 20~30대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젊은층에 카푸어가 많은 원인으로 욜로(YOLO)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현실적으로 비싼 수입차를 구입하기 위한 경제력을 갖추려면 40~50대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인생의 가장 화려한 시기인 20~30대가 지난 시점이죠.

 

욜로족은 인생에 한 번뿐인 젊은 시기에 원하는데로 살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뒷 일은 생각하지 않은 채 현재를 즐기는데 집중합니다. 그래서 소득 수준에 맞지 않는 비싼 명품이나 비싼 수입차를 구입해 인생을 즐기는 일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또는 '어차피 모아봤자 티끌이다' 라는 절망감 때문에 그냥 할 수 있을 때 즐기자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카푸어의 현실

비싼 차를 구입하면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위에서 예로 든 것처럼 집에 와서 라면만 끓여 먹는 삶을 산다면 그게 마냥 행복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칫 잘못해 자동차 할부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빚에 허덕이는 비참한 삶을 살게 될 수도 있습니다.

 

본인 소득 수준보다 비싼 차를 구입하려면 대출을 해서 차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데, 소득이 낮으면 대출금리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자동차는 시간이 지날 수록 운행할수록 가치가 떨어집니다. 따져보면 카푸어들은 비싼차를 더 비싸게 구입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대부업체들은 이런 카푸어가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알아서 비싼 금리 대출을 덥석 받아가기 때문이죠.

 

게다가 수입차는 유지비도 상당히 많이 들어갑니다. 보험료, 유류비, 자동차세, 취득세, 정비료 등을 따져보면 월 100만 원 정도의 유지비가 든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차를 판매하는 사람은 유지비에 대해 잘 말하지 않습니다. 카푸어도 차를 구입한다는 생각에 들떠 이 부분을 간과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비싼 유지비 때문에 부담은 더 커지겠죠.

 

 

카푸어를 만드는 업체들의 유혹

카푸어도 문제가 있지만 수입차 판매 업체들도 매우 솔깃해 보이는 제안을 합니다. 그들이 대표적으로 홍보하는 말은 "월 00만원이면 수입차 차주가 될 수 있다"입니다. 얼핏보면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홍보용으로 말하는 금액은 최저 수준이고 그 금액에 맞는 차는 대부분 연식이 오래된 중고차입니다. 욜로족들이 절대 만족할 수 없는 차죠.

 

결국 눈높이를 높이게 만들고 "여기 얼마만 더 보태면 이 차를 탈 수 있다"는 식으로 유혹합니다. 심지어 돈이 없어도 전액 할부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신차 구매할 때도 비슷한 상황이 있는데 '모닝 사러 갔다가 제네시스 타고 나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옵션을 하나씩 더 하다 보면 상위 모델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 돼서 결국 상위 모델을 구입하게 되는 상황을 풍자하는 말이죠. 자동차 판매업자들이 비싼 차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전형적인 방식입니다.

 

자동차를 자주 구입해보지 않은 20~30대 욜로족들은 쉽게 당할 수 밖에 없는 전략입니다.

 

 

카푸어 대신 차라리 투자를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해 카푸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언론 기사에서도 심심찮게 카푸어를 인터뷰한 기사를 볼 수 있고 카푸어에 공감하는 의견도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카푸어들끼리 모여있는 카푸어 단톡방도 있습니다.

 

많은 비판과 옹호하는 의견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카푸어가 되는 선택은 여러모로 따져 봤을 때 너무나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싼 차를 타는 만족감이 아무리 크더라도 비참한 삶과 맞바꾸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선택입니다. 차라리 그 비용으로 투자나 저축을 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더 큰 만족을 누리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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